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이름은 차갑다.
우리나라 지리산 반달 가슴곰의 이름은
마치 로봇의 시리얼 넘버마냥 차갑습니다.
'KM-46', 'KM-53'...
읽기만 해도 참으로 정 붙이기 힘든 이름입니다.
용인 에버랜드에서는
'푸바오' ,' 아이바오'가 연예인 뺨칠 정도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반면,
같은 곰이라 해도 너무할 정도로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이름부터 냉랭하네요.
KM-45, KM-53..의 의미?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KM은 Korea Male의 약자입니다.
'53'은 '53번째로 태어난 개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KM-53'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반달 가슴곰'을 가리키는 거랍니다.
철저히
국립공원단 입장에서 분류하기 쉽도록 지은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건 다 아실겁니다.
국립공단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이 반달가슴곰을
어떻게 해서든 복원하고 보존하고 싶은 마음이 크겠죠.
이름을 'KM-45', KM-53'처럼 지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애칭이 생기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들까요?
관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기고, 더 애정이 가지 않을까요?
이런 인간의 관심, 호기심, 애정은 반달가슴곰의 생존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답니다.
반달가슴곰은 오로지 자기의 힘으로 자연에서 살아나가야 하니까요.
'KM-45', KM-53'과 같은 차가운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은 쉽게 다가가지 못 합니다. 정 들기 어려우니까요.
위대하고도 강력한 이름의 힘
이름이 있느냐 없느냐
애칭이 있느냐 없느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에버랜드의 아이돌인 '푸바오'와 '아이바오'에게 이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니면 이름이 '판다27', '판다-48'였으면 어땠을까요?
아마 장담하건대
지금만큼의 인기를 갖지는 못했을 겁니다.
이름이 그래서 그만큼 중요해요.
이름에는 어마무시한 파워가 있다는 것...잊지 말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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