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빨간색 소와 눈 마주쳤어요! 콩닥콩닥?
모처럼만에 대형 마트에 왔다. 한달치 장은 봐야지...
유제품 코너에 들어선다.
늘 먹던 우유를 쇼핑 카트에 넣고, 치즈를 고르려던 참에..... 찌릿!
뭐지? 쎄한 이 느낌은?
웬 빨간색 소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이것이 짐승의 플러팅이란 말인가? 근데 또 묘하게 빠져드네...?? (아냐, 절레절레, 나 그 과 아니란말야)
집어들었다. 주체할 수 없는 이끌림..
이건 또 뭐란 말인가? 무슨 브랜드란 말인가??
어떻게 날 사로잡은 거지? (나란 남자는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왜 너만 유독 튀는 거지?
궁금하다. 너란 브랜드......그리고 나 브랜즈토리, 궁금한 건 못 참는다.
래핑카우가 내게 말했죠.....숨겨왔던 그의 이야기를....
사실 직접 말하진 않았다. 난 닥터 두리틀이 아니니까.. 알아 듣지 못한다.
부리나케 집 들어가 쉭쉭쉭 조사해봤다.
1. 뉘 집 소인지?
2. 왜 시뻘건 색인지?
3. 왜 그리 복스럽게 웃고 있는지?
4. 얼마나 맛있을까?
래핑카우....넌 뉘 집 소니??
우선 래핑카우는 한우는 아니었다. 뭐 그 정도는 예측했지.
래핑카우는 프랑스 출신이었다. Bon Jour! 게다가 꽤나 유서 깊은 집안.
150년 역사를 가진 프랑스 치즈 전문 회사 '벨(Bel)'의 프리미엄 치즈 브랜드였던 것!
래핑카우는 1921년 프랑스 Léon Bel 공장에서 탄생했다 한다.
게다가 치즈 자체가 혁명적이었다고 하는데!
독특한 알루미늄 포장 덕분에 쉽게 보존하고 운반할 수 있는 최초의 부분 가공 치즈였던 것.
포장 하나만으로 엄청난 차별 포인트가 있었던 거다.
1929년 처음 제품이 출시되었고, 현재는 큐브, 포션 등 다양한 형태의 치즈 제품으로
글로벌 소지바들에게 사랑을 뿜뿜 받고 있다 한다.
래핑카우야, 넌 왜 빨간 거니??
사실 가장 궁금했던 것.
보라색 고릴라, 노랑색 코끼리처럼,,, 빨간색 소는 눈에 확! 들어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다가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을만큼 과감하단 생각이 들었다.
왜 빨간색인걸까?
찾아보니 빨간색은 당시 유명했던 프린터 회사 Vercasson에 맡기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Vercasson과 Bel이 머리를 맞대며 심사숙고 했을 듯.
추측컨대 창립자 Bel은 자기 브랜드만의 강렬한 컬러를 원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또렷한 이유는 없는 것 같지만, 확실한 건 시선 끄는데는 100% 성공했다는 점!
사실 래핑카우의 소를 처음 디자인한 건 창립자 Bel 이었는데
세계 1차 대전 도중 한 여행 가방 그림에서 영감을 받고 슉슉 그렸다고 한다.
참 대단해.....그림까지 잘 그리는 경영자라니!
그러다가 프랑스의 거장 일러스트레이터 Benjamin Rabier를 거치며 지금의 그림과 더더욱 가까워졌고,
찰랑찰랑 귀걸이는 Bel의 부인의 아이디어라고 하니..
이 정도의 노력이 들어갔기에 매력을 뿜어내는 게 아닐까?
싱글벙글 웃는 게 예쁘구나! 래핑카우야!
웃는 얼굴에 침도 못 뱉는다는데
너처럼 복스럽게 웃는다면, 너를 안 살 수가 없잖녀?
It's Better to Laugh!
브랜드 이름과, 슬로건, 로고에까지 한묶음으로 느껴지는 한 메시지, "웃는 게 좋아!"
브랜드 컨셉트가 매력적이고, 명확하며, 일관적이라면 팬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래핑카우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유쾌하다. 래핑카우의 웃는 모습과 채도 높은 빨강색까지.
이런 게 바로 제대로 된 브랜딩이 아닐까 싶다.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 고객에게 특정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
멋지다 래핑카우 (짝짝짝)
너..맛있니?
우선 내가 구매한 래핑카우!
이 두 종류다.
치즈보다는 김치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낯설수밖에..
토마토나 비스킷이랑 같이 먹는 거 추천!
아직 한국에서는 맛도, 이름도 생소하지만
끝내주는 브랜딩이란 생각이 든다.
치즈 중에서 오직 딱! 이것만 눈에 띄었으니..
소비자 눈에 들어오게 만들고
소비자 기억에 들게 하고
소비자에게 특정 감정(이왕이면 긍정적인)을 만들게 한다면
그게 바로 좋은 브랜딩이 아닐까?
- 브랜즈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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